2011년 8월 17일,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에 10개월된 아들을 안고 들어와 이 땅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며 산지도 벌써 6년이 넘었습니다. 자카르타에서 3년 반, ㅃㄹ방에서 2년 반, 네 식구가 같은 나라지만 다른 분위기와 문화에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없고,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는 이 곳에서의 삶은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습니다. 새벽부터 아이들 도시락 싸는 일로 시작해, 아이들 등하교도 챙겨야 하고, 아직 언어가 수월하지 못한 아이들의 학업을 봐줘야 하고, 살림은 살림대로, 게다가 ㅃㄹ방으로 이사 온 후,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많게는 두 달에 한번, 적게는 한 달에 한번, 비자여행을 나갔다와야 하고, 일 년에 7-8번은 짐을 싸고 풀고를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몸도 마음도 지쳐서 쉼이 필요한 시기라 느끼고 있었습니다.
안식년 시기도 놓치고 사역은 사역대로, 관계는 관계대로 계속해서 피로가 쌓여가고 있는 요즘,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날카롭게 대하고 내 안의 많은 분노들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여과 없이 쏟아져 나오는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가슴 아파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기도하는 엄마로 서고 싶은데 우울감과 씨름하며, 많은 에너지를 쏟아서 정신줄을 붙드느라 아이들에게까지 기도의 줄이 가지 않는 것 같은 안타까움이 늘 있었습니다.
뭔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싶었는데 마침 ‘기도하는 엄마들’ 세미나가 있다는 소식에 아이들 하교를 어찌할지 대책도 세우지 않고 무작정 참석을 했습니다. 중간에 아이를 데리러 나갔다 오기는 했지만 세미나의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이현주 사모님의 강의와 전원숙 사모님의 간증을 통해 제 안에 기도하는 엄마로서의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의 중 대화식 기도를 통해 중언부언 기도하기보단 말씀에 의지해 구체적으로 기도하는 것을 배워서 더 분명한 기도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서너 명의 엄마들과 함께하니 더 큰 힘이 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짧은 1박 2일의 세미나였지만 먼 곳에서 오셔서 강의로, 간증으로 그리고 격려의 말들로 큰 사랑을 나눠주고 가신 두 분 사모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예전엔 아침에 도시락 싸서 아이들 학교보내기도 바빠서 기도도 못해주고 보냈었던 것이 늘 마음에 안타까움이 컸는데, 세미나 후엔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도시락을 싸고 아이들 아침을 챙기고 난 후, 함께 손잡고 기도해주고 학교에 보냅니다.
학교 다녀온 아이들을 격려하고 밤에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기도로 마무리해줍니다. 기도하는 엄마로 서야겠다 마음먹으니 아이들을 향해 욱하는 제 마음도 많이 부드러워집니다. 주님이 행하셨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감찰하시고 그 마음을 기경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이들에게 기도로 힘이 되어주는, 기도로 밀어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엄마가 되도록 기도의 자리를 세워 나가겠습니다.
인니P지역 *영인 ㅅ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