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태어난 이후 영아부 예배를 열심히 다녔다. 영아부 예배에서 아이가 찬양을 조금씩 따라하는 걸 기쁘게 바라 봤다. 20명은 족히 넘는  1,2세 아이들과 그 두 배가 되는 엄마 아빠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정신 없이 예배를 드리고 나면, 왠지 그날 예배는 다 드린 것 같고 애들하고 어른 예배 드려봐도 애들 때문에 또 정신 없이 시간만 지나게 되니, 그걸 핑계 삼아 그냥 그렇게 영아부 예배만 드린지 3년이 지났다. 그리고 00아빠를 따라 갑자기 호주에 왔다.

   호주에 와서 처음 한달. 변화의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떠들면 이 집에서 우리 가족이 쫓겨나게 된다고 조용하라고 아이들을 계속 다그치고, 0000가 말썽을 피우거나 땡깡을 부리면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는 무서운 엄마로 순식간에 변해 버렸다.

    회사에서는 계약직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4살 어린 친구들에게, 전혀 내가 알지 모르는 분야의 단어하나하나를 배워가면서, 눈치를 보며 말수가  적은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활개를 치며 당당히 의견도 말하던 한국에서의 내 모습은 어디갔는지. ..본사로 스카웃 하려던 제의가 내 호주행으로 없어졌다는 것까지 알고나서는 내가 왜 내 커리어도 다 망가트리며 여기 있어야 하지, 아이들은 왜 또 고생이지, 왜 열심히 벌고 아끼며 사는데도 계속 적자 생활이지, 엄마 아빠는 나 때문에 얼마나 속상하실까, 나는 가족을 위해 이렇게 다 포기하고 살고 있는데 남편은 왜 자기만 생각하고 집안일은 내가 다 해야하지라며 자꾸 원망과 후회의 마음이 깊어지고 울쩍해 지곤 했다.

    그런데 사모님이 MITI라는 기도하는 엄마들 모임을 해 보자고 제의를 하셨다. 혼자서는 제대로 신앙생활도 잘 하지 못하는 나이기에 오히려 그 제안이 감사했다.

    MITI 교육을 받던 어느날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교 방학 시절 동네 교회의 새벽기도를 나가던 참이었다. 저 앞쪽에 앉으신 한  어머니께서 기도하시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그날 아무 기도도 하지 않고 그분이 하시는 기도를 가만히 듣고 왔다. 너무 부러웠다. 하나님께 자기 딸을 위해, 아들을 위해, 사위를 위해, 며느리를 위해, 손자/손녀들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하고 계신 그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기도 하고, 더 인상깊었던 건 우리 가족 중에 혼자 믿고 있는 나를 위해서는 누가 그렇게 진심으로 기도해 주나 라며 그 딸과 아들이 너무 부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그렇게 부러웠던 그 한 장면이 여전히 눈앞에 선명히 남아 있는데, 나는 10년동안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느날 MITI 교육을 받던 중 그 장면이 떠올랐다. 내가 어느새 엄마가 되어 있는데, 이 엄마는 아들 딸을 위해 제대로 된 기도를 못하고 있는 걸 깨달았다. 부러워 할 줄만 알고 그런 기도해 주는 엄마가 될 줄은 몰랐다. 부끄럽게도. 

   MITI 교육를 받으면서 더 좋았던 것은 아이들을 위해 기도 해주는 것도 있었지만, 마음 한켠을 어둡게 하던 남편에 대해 좀더 마음이 내려놓게 된 점이다.  하나님의 성품을 찬양하고 고백하고 감사거리를 기도로 올려드리고 중보하는 교육를 들으면서 남편에 대한 원망이 잠잠해 질때가 많았고 한편으로는 열심히 해 볼려고 아둥바둥 하는 모습이 가엾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들이 어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을 위한 기도보다는 남편을 위한 기도를 더 많이 하고 싶었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MITI기도모임은 꼭 하려고 한다. 그마저 없으면 내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남편을 위해 기도하는 걸 놓게될까 두려운 마음에서다. 아직도 MITI 기도 형식이 내 입에    잘 붙지 않는다.  하지만 매주 기도를 하며 내가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주지 못한다는 걸 깨닫고 부끄럽게 느끼게 되며, 아이들에게 신앙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걸 반성하게 된다.  

  낙숫물이 바위를 깨뜨리듯 지속적인MITI 기도를 통해 그러한 부끄러운 마음이 더 이상 들지 않고  내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기도하는 엄마들의 자녀까지도 마음껏 품고 기도하며 성장하는 가운데 부족했던 어제의 내 모습을 회상해 볼 날을 소망하며, 오늘까지 저를 기도의 자리로 끌어주신 참 좋으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올려 드립니다.